1950년 6.25는 북한에 의한 기습남침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북한은 수많은 정전협정을 위반해 가면서 한국에 대한 간첩침투 등 테러를 해왔다.

때문에 대한민국에 있어 자연스럽게 형성된 ‘반공’은 그 어떤 정권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경험적 산물이었기에 늘 정치행태에 있어서 ‘안보’를 염두한 자연스러운 보수여당의 득세로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안보적 상황을 이용한 정권 이데올로기에 있었다. 이 정권 이데올로기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의 존엄성을 짓밟고, 인권을 유린하는 엉뚱한 방향으로 악용됐다.

30년간 가공할 장기 군사독재가 이어져 왔으며, 이에 국민적 저항이라는 5.18, 6.29 등 격동의 현대사가 만들어졌다. 이어 자연스럽게 ‘민주화’라는 큰 물결을 화두로 한 진보야당이 형성되어 왔다. 

"집권하면 NLL대화록을 까겠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던 권영세 주중대사의 이같은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민주당이 폭로하고 나섰다. 이는 당시 2급 비밀로 최근 공개됐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이미 대선 전 여권 핵심부에 불법적으로 열람되어 관권 선거 의혹이라는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은 즉각 ‘불법 도청’ 등을 문제삼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기에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이 대선 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입수해 읽어봤다고 한 발언이 또다시 폭로되어 파문은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여권은 심심치 않게 고 노무현대통령의 과거 2차 남북정상회담시 NLL 발언을 문제삼으며, ‘종북논쟁’을 일으켜왔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과거 선거때마다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 등 안보공세 속에 여권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왔던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시점에서 ‘NLL 대화록’이 문제되었을까?  

"통 크게 뇌물 먹고 자살한 자는 순교자지?"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을 지도자로 뽑으면 안 되겠다" "비리로 끝난 노무현, 그가 남긴 것은 편 가르기와 반미, 친북 단 세 글자로 요약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2009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그를 비하하는 인터넷 댓글을 유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26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9년 5월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추모 열기를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 수백 개를 인터넷 게시판에 무더기로 올렸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유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취임한 직후인 2009년 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돼 있다.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는 물론 네이버와 네이트 등에도 달렸다.(국제신문 6.26일자 일부인용) 

국정원법 9조 '정치 관여 금지' 조항에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나와있다. 

지금 국정원이 여야합의로 국정조사를 받는 등 창립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있는 상황에서 왜 ‘NLL 대화록’이 문제되고 있는지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모르는 일로 외면할 수도 있다지만 진정 국정원의 잘못된 관권선거라면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또다시 촛불 들기 전에. 
<새로운 시각과 전망, 데일리리뷰>